반응형 문화산책22 일본 원작, 추천 힐링 영화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 재미있는 영화는 많다. 가끔은 깔깔 웃게 만들고 때로는 감동에 눈시울을 붉게 만드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수많은 영화들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나에게 그런 재미있는 영화 중 하나가 아니다. 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영화이다. 좋아서 늘 곁에 두고 싶고, 평생 어느 것에도 중독되어 본 적 없는 내가 이런 게 중독인가 싶게 반복해 떠올리게 되는 영화이다. 아주 심기의 시작 임용고사를 준비하며 서울 생활을 하던 혜원(김태리)은 어느 겨울 몸도 마음도 지쳐 집으로 돌아온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버티던 수험 생활은 혜원을 늘 허기지게 만들었다. 친구 은숙(진기주)의 왜 돌아왔냐는 질문에 배가 고파 돌아왔다는 혜원의 답은 결코 빈 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유년시절을 보낸,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 문화산책 2024. 2. 20. 넷플릭스 추천 자연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 문어는 그 자체로 놀랍다 문어의 놀라운 능력에 대해선 이미 알려진 바가 많다. 인간이 보기엔 머리와 다리로만 이루어져 '두족류'라 분류되는 이 무척추동물의 8개의 다리에는 약 3억 개의 신경세포가 분포한다. 그러니 머리뿐 아니라 다리에까지 뇌가 있는 꼴이다. 이런 문어이니 문제를 풀고 답을 기억하며 다른 대상을 모방해 문제 해결 방법까지 빠르게 배운다는 사실이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문어의 머리처럼 보이는 부분은 사실 몸통이다. 문어 입장에서 두족류란 분류는 매우 섭섭할 일이다. 또 피부에는 몇 백만 개나 되는 색소포가 있어 위험이 닥쳤을 땐 몸의 색깔뿐 아니라 질감까지도 주위 환경과 똑같이 바꾼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흡사 휴대전화 액정화면과도 같다고 했으나 사실 질감까지도 바꾸는 그 능력은 그 이상.. 문화산책 2024. 2. 19. 일본 소설 추천,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1988년 출간된 요시모토 바나나의 데뷔작 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장소이기만 하면 나는 고통스럽지 않다'라고 부연함으로써 소설 속 '내'가 사실은 고통스러운 상황에 있으며 그 상황을 견뎌내는 일과 부엌이란 장소가 밀접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키 친 주인공 사쿠라이 미카게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중학교 입학 무렵엔 할아버지를 잃고 며칠 전 할머니마저 잃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엔 매일을 부엌에서, 냉장고 소음 곁에서야 겨우 잠이 든다. 그러던 어느 날 불쑥 찾아온 다나베 유이치는 그의 집에서 함께 지내자는 제안을 한다. 생전 할머니와 연이 있던 그는, 과거엔 아빠였지만 현재는 엄마인 에리코 씨와 함께 살고 있었다.. 문화산책 2024. 2. 19. 퓰리처상 수상작, 추천 고전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문고판으로 100페이지 남짓한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고전, 헤밍웨이의 이다. 노인의 바다 노인의 몰골은 초라하다. 몸은 야위었고 얼굴엔 주름 투성이다. 오래전부터 고기잡이를 해오던 두 손의 상처 자국들은 얼굴의 주름만큼이나 깊이 파여있다. 그러나 온 생을 바다와 함께한 탓일까. 노인의 두 눈동자만은 바다와 똑 닮아 푸른빛을 띠었고 여전히 생기와 불굴의 의지로 반짝였다. 노인은 언제나 바다를 라 마르(la mar : 바다를 다정하게 부를 때 쓰는 스페인어)라고 생각했다.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바다를 경쟁과 투쟁의 장소, 심지어 적처럼 여기기도 했지만 노인만은 달랐다. 노인은 바다를 상냥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여겼다. 노인에게 바다는 친구.. 문화산책 2024. 2. 18. 추천 다큐 <미니멀리즘 :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는 어느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평소 군더더기 없는 삶을 살고자 나름 노력하는 나로선 제목에 먼저 끌렸고 다음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에서는 이를 과연 어떻게 해석하고 구현해 냈을까? 사회적 성공과 부를 얻었지만 여전히 공허했던 조슈아는 어느 날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을 간소화한다면 삶은 어떻게 변할까?"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하루 한 가지씩 물건을 버리는 방식으로 자신을 삶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반면, 그의 친구 라이언은 집 안의 모든 물건을 박스에 봉한 후 3주 동안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만 박스를 개봉하기로 한다. 그리고 3주 후, 개봉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안에 든 것.. 문화산책 2024. 2. 18. 알쓸신잡 출연, 철학하는 과학자 김상욱 <김상욱의 과학 공부> 책의 정식 명칭은 이다. 과학지식과 더불어 저자의 세상을 보는 시각이 돋보이는 에세이 형식의 토막글 50여 개가 총 4장으로 분류되어 실려 있다. 지은이는 tvN 방송 알쓸신잡 출연으로 물리학자로서는 드물게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김상욱 교수님이다. 함께 출연한 유시민 작가님의 발언으로 "다정한"이란 수식어를 달고는 더 승승장구하고 계신 듯하다. '승승장구'라는 말이 흔히 말하듯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뼛속까지 물리학자인 교수님의 바람은, 그가 쓴 책을 단 한 권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과학이 여러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이다. 어렵다고 치이고, 결과물이 없다고 외면받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데 일조해 대중으로부터 그 자체로서 과학이 애정받길 간절히 원하고 계신다고,.. 문화산책 2024. 2. 17. 넷플릭스 추천 영화 <완벽한 타인> 이재규 감독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영화의 엔딩 컷에 등장하는 이 말을 듣는 이라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이 명언(?)은 인간 보편의 삶에 대한 지극히 평범한 통찰을 담고 있으니 말이다. 게임의 시작 월식이 예정된 어느 저녁, 석호(조진웅)와 예진(김지수)은 어릴 적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오랜만에 모인 즐거운 식사 자리에서 최근 외도사실이 들통난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던 끝, 화제는 자연스레 핸드폰으로 옮겨 간다. 친구가 비밀을 들킨 건 바로 연락처, 쇼핑 내역, 사진 등 한 사람의 머릿속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경지에 이른 정보의 집합체, 바로 핸드폰의 문자메시지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40년 지기 친구.. 문화산책 2024. 2. 17. 아프가니스탄 배경 추천 소설,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미국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첫 번째 소설인 는 출간 이후 5년간이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기록되며 작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이다. 1975년 겨울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배경으로 시작해 2002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봄이 오기 시작하는 어느 날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는, 거시적으로는 그 사이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그리고 미시적으로는 그 안에서 몸부림치는 한 인간의 서사를 담고 있다. 2001년 12월 나(아미르)는 내가 12살이던, 1975년의 어느 겨울날을 회고한다. 나는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한 것 없이 사는 듯 보이지만 사실 태어나면서부터 엄마를 잃었고, 엄마의 죽음을 탓하듯 나에게 늘 냉담한 아버지(바바)에게선 항상 애정을 갈구하는 불안하고 위태로운 내면을 가.. 문화산책 2024. 2. 16. 추천 고전, 우화 소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은 러시아 혁명의 실제 역사에서 따온 것이 맞다. 하지만, 그 역사적 배경을 염두에 두지 말고 작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해 감상하길 권한다. 조지 오웰이 우크라이판 서문에서 말했듯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로서 완결한 무엇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만약 소설 자체로 말할 수 없다면 이것은 실패한 작품이다." - 우크라이판 서문 / 조지 오웰 메이저 영감의 연설 존스 씨가 술에 취한 어느 밤, 그가 잠들기를 기다렸던 동물들은 모두 헛간으로 모인다. 거기서 메이저 영감은 동물들의 생활이 노예처럼 비참한 건 인간의 착취 때문이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오직 반란뿐이라고 설파한다. 연설에 감명받은 동물들은 머지않아 올 황금의 시대를 꿈꾸며 을 합.. 문화산책 2024. 2. 16. 유시민의 논리적 글쓰기 전략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이 책은 2015년 출간된 글쓰기 관련 전략서이다. 전략서답게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이라는 문구의 띠지를 두루고는 독자들을 유혹한다. 엄청난 기밀을 알고 나면 유시민 작가의 빼어난 글솜씨를 내 몸에도 바로 장착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세상 다반사가 그렇듯, 왕도란 없다. *이 책은 문학이 아닌 논술, 사설, 칼럼, 보고서 등과 같은 논리적 글쓰기를 대상으로 한다. 논증 : 이유를 들어 밝힘 논리적 글쓰기의 핵심은 바로 논증이다. 개인 취향 고백이면 모를까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주장하는 바를 설득하기 위해선 반드시 그러한 생각에 이르게 된 경위 즉, 그 이유와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근거를 들어 주장을 해야 상대는 그에 대해 동의나 반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문화산책 2024. 2. 15. 이전 1 2 다음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