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정식 명칭은 <철학하는 과학자 김상욱의 과학공부-시를 품은 물리학>이다. 과학지식과 더불어 저자의 세상을 보는 시각이 돋보이는 에세이 형식의 토막글 50여 개가 총 4장으로 분류되어 실려 있다.
지은이는 tvN 방송 알쓸신잡 출연으로 물리학자로서는 드물게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김상욱 교수님이다. 함께 출연한 유시민 작가님의 발언으로 "다정한"이란 수식어를 달고는 더 승승장구하고 계신 듯하다.
'승승장구'라는 말이 흔히 말하듯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뼛속까지 물리학자인 교수님의 바람은, 그가 쓴 책을 단 한 권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과학이 여러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이다.
어렵다고 치이고, 결과물이 없다고 외면받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데 일조해 대중으로부터 그 자체로서 과학이 애정받길 간절히 원하고 계신다고,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나 같은 과학 문외한에게까지 과학책을 들려주셨으니 승리의 형세를 몰아가는 중(승승장구)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책에는 물론 과학적 지식이 그득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새로 알게 된 사실들과 연결하고 확장하는 것이 '공부'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글쎄... 이미 알고 있는 게 너무 없는 내가 저자의 이야기를 잘 쫓아는 가고 있는지 아리송하다. 공부가 될 리 만무하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있다.
수박 겉을 핥고 있는 게 분명한데 이상하게 달다.
저자는 무언가를 진정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과학을 바라보는 그의 애절하고도 간절한 눈빛에 대체 그게 무엇이길래 하는 심정이 되어 비록 나를 힘들게 하는 과학일지언정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그토록 열정의 대상인 무언가는 그 열정만으로도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과학책이지만 결코 딱딱하진 않다. 저자가 애써 우스갯소리를 곁들이며 연화 작업을 한 덕이고 그것이 먹히는 건 그의 위트(말이나 글을 즐겁고 재치 있고 능란하게 구사하는 능력)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이야기가 3~4페이지 정도라 틈이 생길 때마다 간간이 읽어도 좋겠다. 어려운데 이상하게 어렵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당신도 이제 저자에게 사로잡혔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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