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추천 고전, 우화 소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신생대유인원 2024. 2. 16.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은 러시아 혁명의 실제 역사에서 따온 것이 맞다. 하지만, 그 역사적 배경을 염두에 두지 말고 작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해 감상하길 권한다. 조지 오웰이 <동물동장> 우크라이판 서문에서 말했듯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로서 완결한 무엇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만약 소설 자체로 말할 수 없다면 이것은 실패한 작품이다." -<동물농장> 우크라이판 서문 /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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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영감의 연설
존스 씨가 술에 취한 어느 밤, 그가 잠들기를 기다렸던 동물들은 모두 헛간으로 모인다. 거기서 메이저 영감은 동물들의 생활이 노예처럼 비참한 건 인간의 착취 때문이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오직 반란뿐이라고 설파한다.

연설에 감명받은 동물들은 머지않아 올 황금의 시대를 꿈꾸며 <영국의 짐승들>을 합창한다. 그 시대가 오면 멍에도 재갈도 채찍도 사라질 것이란 희망에 부푼다.

반란의 성공
스노볼, 나폴레옹, 스퀼러는 메이저 영감의 가르침을 사상 체계로 정립해 "동물주의"라 이름 붙이고 동물들을 지휘해 반란을 이끈다. 반란은 성공하고 매너 농장은 마침내 동물들의 것이 된다.

동물들은 자신들이 지켜야 할 7개의 계명을 만들어 내걸고 그들만의 농장 건설을 위해 힘쓴다. 7계명에는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도, 침대에서 잠을 자서도, 술을 마셔서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도 안된다는 것과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내용이 담긴다.


스노볼의 주도 하에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위한 풍차 건설도 계획된다. 하지만, 스노볼과 달리 나폴레옹은 풍차 건설이 시간 낭비라며 반대한다. 사사건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던 스노볼과 나폴레옹의 불화가 심해지던 차, 스노볼은 결국 나폴레옹의 충성스런 개들의 위협을 받고 농장에서 쫓겨나고 만다.

한편에선 스노볼을 옹호하는 동물들도 있었지만 개들의 위협과 존스 씨가 돌아오길 바라냐는 스퀼로의 협박에 모두가 침묵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폴레옹을 필두로 한 돼지들의 독주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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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독주
수확물을 공평하게 나누지 않는 것으로 시작된 불평등은 착취와 학살로까지 이어진다. 동물들을 위협하고 교묘하게 속이는 역할은 스퀼러가, 항의하는 동물들의 목소리를 묻어버리는 역할은 양들로 구성된 선전대가 맡았다.

그렇게 동물들은 줄곧 노예처럼 일하고 학대받지만 그것이 인간들이 아닌 자신들의 후손을 위한 일이라는 선전에 속아 그 모든 것을 기꺼이 감내한다.

힘든 일이라면 자발적으로 도맡던 복서가 어느 날 지쳐 쓰러지고,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보내진 줄로만 알았던 복서가 사실은 폐마 도축업자의 차에 실려 간 사실까지 밝혀지지만 우둔하고 맹목적인 동물들은 스퀼러의 해명에 또 속고 여전히 나폴레옹을 추종할 뿐이다.

"나폴레옹 동지가 그렇다고 말하면, 그건 옳습니다." -<동물농장> / 복서


이런 공포와 학살은 메이저 영감이 처음 반란을 선동했던 밤 꿈꾸던 것이 아니었다. 동물들의 힘든 삶은 과거와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동물들만의 세상임에도 과거의 삶이 반복되고 있다는 건, 더 참혹한 현실이었다.

인간인지 돼지인지
여러 해가 흐르고 이제 동물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반란 전 시절을 기억조차 못한다. 돼지들은 급기야 옷을 입고, 직립 보행을 하며, 앞발에는 회초리를 들었다. 그리고 동물 농장의 7계명은 이미 온데간데없고 단 하나의 계명만이 남았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하루는 돼지들과 인간들이 농장에 모였다. 카드놀이를 즐기고 축배를 들며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던 것도 잠시, 흥에 겨워 내지르던 왁자지껄한 소리가 이내 날카롭고 시끄러운 소리로 바뀐다. 고함을 지르고, 식탁을 내리치며 일제히 화를 내는 모습이 돼지나 인간이나 다를 바가 없다.

난장판이 따로 없는 그 광경을 보며 그제야 동물들은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알게 된다.
돼지와 인간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지만 이미 어느 쪽이 인간이고 어느 쪽이 돼지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조지 오웰
1903년 영국 행정부 소속 공무원인 아버지를 둔 평범한 중산층으로 태어난 조지 오웰은 학교를 졸업하고 버마에서 경찰로 근무하게 된다. 그곳에서 오웰은 제국주의에 의한 착취와 억압의 실상을 보게 되고 그에 대한 증오로 경찰직을 그만두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본인이 속한 사회와 조직에 대한 성찰, 그리고 처절한 반성이 그를 안전하고 보장된 삶으로부터 미련 없이 떠나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 그 후 여러 해 동안 그는 가난에 허덕이다 작가가 된 지 7년 만인 1934년이 되어서야 글로 겨우 밥이나마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사이 그는 자신의 형편과 같은 가난하고 지위가 낮은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여러 경험들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오웰을 작가로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이런 오웰은 소설 <동물농장>을 통해 1930년 이후 소련이 진정한 사회주의라 부를 만한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전체주의 선전이 문명인들을 얼마나 우매하게 만들어 손쉽게 통제해 버리는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싶었을 것이다.

"사는 만큼 쓴다"는 유시민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불평등과 차별, 착취와 폭력의 시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맞서며 살아간 조지 오웰의 삶은 곧 그의 작품이었고 곧 그 자신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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