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가을
충남 공주(계룡산)에 위치한
한국자연사박물관에 방문했다.
2004년 개관해
역사가 20년 가까이 된 탓에
시설이 세련되고 말끔하진 않았지만
전시품들만큼은 훌륭했다.
(자연사박물관인데 세련돼 무엇하랴)
구경이 끝나고 나오며
안 들릴 수 없었던 기념품 가게-
삼엽충 화석을 팔고 있었다.
3만 원.
화석이란 박물관에나 가야 구경하는
귀한 몸인 줄로만 알던 우리는
당연 모조품일 거라
생각했으나,
점원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틀림없는 진품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화석이 초등생 아들의
고가의 수집품이 되어
그렇게 몇 억년씩을
거슬러 올라와
내 주머니를 털어가게 된 건.
암모나이트와 삼엽충
물론, 난
박물관에서 화석을 사지 않았다.
당장 손에 쥐고 싶어
안달이 난 녀석에게
늘 그렇듯
합리적 소비에 대해 설명, 설득하고
집에 돌아와선
3만 원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일에
5만 원을 쓰게 된다.
(결코 후회는 없다. 진심이다. 진심일걸...)
인터넷 검색 결과,
아주 다양한 종류의 화석들이
팔고 있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지만
적당히 합의가 가능한 선에서
고른 화석들 중
입문자용?으로 좋은
암모나이트와 삼엽충을 먼저 소개한다.
암모나이트 | 창가스피스 삼엽충 | |
가격 | 4,000원 | 12,000원 |
학명 | Cleoniceras besairiei |
Changaspis elongata |
산지 | 마다가스카르 | 중국 장시성 |
시대 | 중생대 백악기 중기 |
고생대 캄브리아기 |
암모나이트
앵무조개와 유사한 외형을 가진
두족류의 연체동물로
문어나 오징어처럼 촉수를 이용해
먹잇감을 사냥했다.
현재까지 약 1만 여종이
발견되었고
6,500만 년 전 백악기 대멸종 시절
공룡과 함께 멸종했다.
물속에서 부력을 조절하던
기관(기방구조)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다.
색상이 화려할수록
좋은 표본이라고 한다.
우리 것도 충분히 화려한데 : )
삼엽충
선캄브리아기 초기에 출연하여
약 3억 년 동안이나 전 세계에서 번성했던
해양 절지동물로
고생대 페름기에 멸종했다.
알려진 종은 약 2만 5천여 종으로
긴 세월 지구 전 지역에서 서식했던 만큼
엄청나게 많은 화석이
발굴되고 있다고 한다.
암모나이트나 삼엽충은
단단한 껍질과 외골격을 지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화석으로 만들어지기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그만큼 흔하게 발굴되는 화석이라
값도 착하다.
우리나라 강원도 태백이나 영월에서도
채취가 가능하다고 한다.
(방문 찜!)
우리가 선택한 삼엽충은
아주 작은 녀석이다.
크면서도 값이 싼
삼엽충들도 많았으나
모석 위에 있고,
작지만 세밀하게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새우 화석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살던 새우의 화석이다.
크기도 좋고
형태도 온전하나
꼬리 부분이 조금 잘려
저렴했나 싶다.
현존하는 새우와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
새우 화석(카르포페나우스) | |
가격 학명 산지 시대 |
35,000원 Carpopenaeus callirostris 레바논 중생대 백악기 전기 |
레바논은
중생대 백악기의 해양동물 화석들이
풍부하게 산출되고 있어
전 세계 박물관에 전시된
많은 화석들이
이 지역 출신이라고 한다.
우리의 새우도
레바논에서 왔다.
모기 화석
얼마 전 구입한
모기 화석은
우리 집 화석 중
가장 몸값이 비싼 녀석이다.
'밑들이목 곤충 화석'이란
공식 명칭으로 소개되어 있어
밑들이목(mecoptera)에 대해
알아봤다.
곤충강의 한 목으로
몸통과 다리는 가늘고 길며
정지 시 날개를 몸 위에
지붕 모양으로 접는 특징을 가진
긴 부리 모양의 입을 한
포식성 곤충이라고 한다.
대체 모기가 어디 있단 말이지?
찾아야 할 만큼
모석에 비해 모기는
한없이 작지만
(오른쪽 하단에 위치)
그 가는 다리며 시맥,
분절된 몸통까지
완벽한 형태를 갖춘
잘 보존된 화석이다.
*시맥: 곤충의 날개에 무늬처럼 갈라져 있는 맥
모기 화석(스타일로파노포데스) | |
가격 학명 산지 시대 |
50,000원 Stylopanorpodes eurypterus 중국 내몽골 중생대 쥐라기 전기 |
게다가 중생대 모기 화석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녀석이라고 하니
더욱 애착이 간다.
화석을 채취하는 일은
많은 시간과 인내,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운이 필요한 일이라고 한다.
사실 처음엔 그냥 돈이 많이 드는
이색 수집품쯤으로 생각했으나
그 작은 돌조각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긴 시간을 지나
내 손안에 있다고 생각하면
신비롭기 그지없다.
더불어
켜켜이 쌓인 저 세월(지층) 속에
또 다른 흔적이
들어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자꾸만 매만지며 우리는 오늘도
상상의 나래를 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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