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부엌에선 분명 고군분투했음에도 그 노력의 흔적이 없는 초라한 밥상이 차려지는 날.
"나 바빴는데... 왜 먹을 게 없냐?"
반면, 최소한의 자원과 에너지를 쓰고도 그 결과물이 놀랍도록 좋아 뜻밖에 화려한 밥상을 맞이하는 날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 걸 가성비가 좋다고 얘기한다.
시작은 거창했지만, 그냥 어느 날 우연히 만들어 먹게 된 버섯밥 얘기다.
자투리로 남은 버섯들을 그러모아 만들어 낸 것이 맛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건강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식사로 보여 손님상에 내도 손색이 없겠다 싶었다.
※ 버섯밥이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좋은 이유는,
① 재료 값이 적게 든다.
②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③ 건강에 좋고 맛있다.
④ 상차림이 특별해 보인다.
재료
버섯은 취향대로 여러 종류를 준비한다. 느타리, 새송이, 표고, 팽이 등 사용하는 버섯의 종류도 가짓수도 자유롭게 하되 느타리는 꼭 넣길 권한다. (난 느타리와 새송이, 딱 2종류만 사용했다)
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해 두고, 캔옥수수와 들기름을 대기시킨다. 버섯밥이니 버섯이 들어가는 거야 당연지사지만, 그 외 꼭 필요한 재료가 있으니 바로 옥수수와 들기름이다.
옥수수의 달큰한 맛은 짭조름한 양념장 맛을 중화시키고, 톡톡 터지는 식감은 씹는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밥을 고소하고 향긋하게 만들어줄 들기름까지. 버섯만이 아닌 여기까지가 필수인 이유다.
버섯밥
팬에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그 위에 밥을 깐다. 그 위엔 버섯과 옥수수 모두 한꺼번에 올리고 중불에서 뚜껑 덮고 7~8분 익힌다.
다 익은 버섯밥을 주걱으로 들춰보면 들기름에 구워진 밥이 노랗다. 부침개 가장자리처럼 이 부분이 제일 맛있는 부위(?)이니 내 밥그릇에 먼저 담는 걸 잊지 말자.
양념장
밥이 익는 사이엔 양념장을 만든다. 2인분 기준 기본양념 비율은 밥숟가락으로 간장2 : 참치액1 : 고춧가루1 + 여기에 파, 통깨, 후추 등은 취향대로 가미한다.
완성된 버섯밥을 푸짐하게 담고 양념장, 조미김, 멸치볶음 등 밑반찬과 함께 냈다.
밑반찬에 불고기나 동그랑땡, 버섯전 등을 추가하고 계절에 따라 뜨끈한 국물이나 시원한 냉국을 곁들이는 상상을 해보고는,
미래에 차릴 손님상으로 기가 막히다며 자화자찬도 잊지 않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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