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서 파는 도토리면이 인기몰이 중인가 보다. 친정 엄마의 요청으로 벌써 2번째 주문이다.
홈쇼핑 제품들이 홈쇼핑에서만 독점으로 파는 게 아니라는 걸 언젠가의 경험으로 알게 된 엄마는, 광고는 홈쇼핑에서 보고 주문은 나를 통해 인터넷몰에서 하는 방식으로 쇼핑을 한다.
그래서 난 식품명인 63호에 등재된 김영근 명인이 만든, 최고의 제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김영근 100% 도토리 순면"을 면 12인분+동치미육수 6개+비빔장 6개의 구성으로 두 번 모두 33,920원에 구매했다. 가격 변동이 없는 점은 칭찬한다.
엄마가 도토리면에 홀딱 반한 이유는, 칼로리가 낮고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물론, 검증된 바 없는 엄마의 생각이다. 제품 상세설명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비록 중국산일지언정 100% 도토리앙금으로 만들었다고 되어있을 뿐.
엄마의 쇼핑 심부름꾼 노릇을 하다 떨어진 콩고물로 나도 오늘은 도토리면을 삶아 봤다.
끓는 물에 1분 30초 삶으라고 되어 있는데, 냉동상태의 면을 그냥 넣어도 바로 풀어지면서 잘 익는다. 면이 3등분 접힌 상태로 포장되어 있어 작은 냄비에서도 삶을 수 있다.
삶은 면은 찬물에 헹궈 양념장에 비벼 먹거나 육수에 말아먹는다. 육수든 양념장이든 건더기라고는 없으니 김치, 무, 오이 등 건더기 될 만한 걸 준비해 넣어 먹길 권한다.
면이 삶아질 때 도토리 고유의 향이 확 끼쳐 놀랐다.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도토리 100%가 맞구나 싶다. 그런데, 삶을 때 나던 진향 향이 오히려 먹을 땐 나지 않아 다시 한번 놀랐다.
맛은 그저 냉면, 그중에서도 색 때문인지 칡냉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종합해 보자면, ※도토리면은
① 면이 낱개 포장되어 있어 편하다.
② 삶는 시간은 1분 전후로 짧아 역시 편하다.
③ 1인분 150g에 (면만) 327Kcal
④ 1인분 2,800원 꼴로 값이 비싸다.
⑤ 100% 도토리앙금(중국산)으로 만든다.
⑥ 냉동보관으로 유통기한이 길다.
⑦ 냉면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맛이다.
면을 삶는 과정이 쉽고 빠른 건 확실하니 냉면이나 국수 대용으로 구비해 두고 먹을 만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대용품치고는 값이 비싸다는 생각에 도토리면에 대해 조금 더 탐색해 보기로 했다.
사실은 '도토리가 몸에 좋을지언정, 가공 과정을 거쳐 정제된 도토리면도 몸도 좋겠어?'라는 의심이었다.
(밀가루가 건강에 안 좋은 건, 밀이라는 곡물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정제한 탄수화물인 탓인 게고, 그래서 건강을 생각한다면 백미가 아닌 현미를 먹으라고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의 이유도 나름 가지고 말이다.)
그렇게 난 집에 있는 현미국수와 일반소면 그리고 도토리면의 영양 성분을 비교하게 된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
150g당 | 도토리면 | 현미국수 | 소면 |
나트륨 | 15mg | 820.5mg | 1,740mg |
탄수화물 | 76.5g | 114g | 117g |
당류 | 0g | 0g | 7.5g |
지방 | 1.7g | 4.5g | 1.5g |
트랜스지방 | 0g | 0g | 0g |
포화지방 | 0.3g | 1.5g | 0g |
콜레스테롤 | 0mg | 0mg | 0mg |
단백질 | 1.7g | 10.5g | 15g |
칼로리 | 327 | 540 | 540 |
도토리면은 다른 면에 비해 나트륨과 탄수화물 함량, 그리고 칼로리까지도 월등히 낮았다!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점이 눈에 띄긴 하나, 현대인의 단백질이야 염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굳이 단점으로 꼽을 이유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막연한 추측이 이리 과학적이기도 하다. 이로써 엄마가 도토리면을 먹는 이유는 완전히 합당해졌다. 도토리면은 (비교적)칼로리가 낮고 건강에 좋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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