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를 안 먹으면 과일이라도 잘 먹어야 해. 너는 과일조차 안 먹으니 섬유질, 비타민 섭취가 부족하지." 잘게 자른 토마토에 무려 설탕까지 뿌려 내미는 엄마에게 9살 아들은 말한다.
"엄마, 토마토는 야챈데."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어. 공산품은 그나마 나은데 과일값은 정말 천정부지야." 하며 장바구니에서 포도며 토마토 등을 꺼내는 엄마에게 4살 딸아이가 말한다.
"엄마, 토마토는 채소야."
'끙... 잘났어들'
대화의 맥락상 내가 썩 유쾌할 대목은 아니지만, 맞는 말이다. 토마토는 과일이 아닌 야채다.
토마토를 처음 알게 되던 때 나는 그걸 과일이라고 배웠던 걸까? 태어나 처음 본 존재를 엄마라고 생각하는 오리새끼처럼, 그 후로 아무리 교정을 반복해도 토마토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과일에 고정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랬던 토마토가 진짜 채소로 인식될 때가 있으니 바로 요리의 재료로 익혀서 사용할 때다.
과일도 물론 익혀 잼으로 만들어 먹을 때가 있지만, 토마토처럼 볶아 먹는 데 사용하진 않는다. 토마토 역시 보통 잼으로 만들어 먹진 않으니 그 사용법의 차이로 나는 토마토가 분명 채소임을 인지한다.
가슴이 아닌 머리로 말이다ㅎ
토마토 달걀볶음
1. 토마토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두고, 달군 팬에 파기름부터 낸다. 파기름을 내서 볶아 먹다니, 과연 채소다.
2. 파향이 향긋하게 올라오면, 토마토에 소금 간을 해서 볶는다. 허브솔트를 이용하면 좋은데, 없다면 소금과 후추도 괜찮다.
볶는 시간은 토마토의 상태에 따라 또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리하면 되는데, 무른 토마토를 좋아하는 나는 껍질이 뒤집어지고 무른 느낌이 들 때까지 오래 볶는 편이다.
1차로, 중불에서 2~3분 정도.
2차로, 계란과 함께 또 2~3분 정도.
3. 1차로 익힌 토마토는 한쪽으로 밀어 놓고 계란을 익힌다. 계란을 처음부터 토마토와 섞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건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은 부분인데, 생계란을 토마토 위에 바로 깨뜨려 넣고 함께 볶으면 볶음이 아닌 질퍽한 죽이 되니 주의해야 한다.
한 가지 더, 계란에도 따로 소금간을 하자!
4. 계란이 80% 이상 익은 후 토마토와 섞어 마무리하고, 접시에 담은 후엔 올리브나 캔옥수수, 치즈 등을 올려 먹는다.
붉은 토마토, 노란 계란, 블랙 올리브까지 강렬한 색의 조합이 화려하다. 빵에 올려 먹으면 든든할 뿐 아니라 영양면에서도 아주 훌륭한 끼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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