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 가게 방문을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집 아이들에겐 습관이 되어버렸다.
고를 수 있는 기념품은 단 하나. 무엇을 선택할지 내적 갈등이 깊어진 아이들은 끝내 발을 동동 구르다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제주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아들은 바다를 테마로 한 테라리움 vs 아기고래 DIY 세트를 두고 역시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기고래는 완성된 샘플을 보니 정말 귀여웠다. 재질도 나무라 고급스러워 보였고, 조립식이라 만드는 재미까지 줄 터이니 그만한 게 없어 보였지만
테라리움은 아들이 평소 그냥 덮어놓고도 좋아하고 탐내하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경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아기고래가 더 마음에 들었던 나는, 옆에서 은근히 아들의 선택을 조장하다 결정적 한방을 날리게 된다.
"테라리움은 직접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빈말이 아니라, 시판 테라리움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만들지 못할 것도 없어 보였다. 조금 모자라면 어떤가. 만들어져 있는 걸 사는 것 보다야 아이에게 훨씬 더 많은 걸 가져다줄 것이 분명한데.
집에 돌아와서는 재활용 투명 음료컵, 클레이, 글루건, 돌, 조개껍데기 등을 준비해 바로 착수했다.
1. 재활용 음료컵을 야트막하게 밑동만 남도록 자른 후, 파란색 + 흰색 클레이를 섞어 안쪽부터 채운다.
이때 윗면은 손가락을 돌려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모양으로 만든다.


여기까지 했는데도 아들은 벌써부터 감탄에 환호성에 난리법석이다. 어깨에 들어간 힘을 한번 빼주고 다음 과정에 돌입.


2. 돌멩이들을 아이가 직접 배치하도록 한 후, 나는 아이의 감독 하에 글루건으로 고정만 시켜줬다.
돌들이 말랑말랑한 클레이 위에 잘 내려앉아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기가 수월했다.

3. 돌과 비단고둥까지 붙이고 나니 정말 그럴싸해 나도 놀랐다. 빠진 것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바다 생물!
아이는 서랍, 책장 등을 뒤지고 다니더니 어디서 잘도 작은 물고기 피규어를 데려왔다.
"음, 제법 어울린다"


4. 그렇게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갓 태어난 우리의 첫 번째 테라리움이다.
첫 번째라고 쓴 이유야 당연히 앞으로도 계속 테라리움을 만들어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숲, 사막, 습지, 강
못할 게 없겠다는 자신감은 의외의 성과다. 조립해서 잘 진열해놓은 아기고래와 더불어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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