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재활용품과 클레이로 테라리움 만들기 (테라리움은 사는 게 아니야)

신생대유인원 2023. 8. 18.

 

기념품 가게 방문을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집 아이들에겐 습관이 되어버렸다.

고를 수 있는 기념품은 단 하나. 무엇을 선택할지 내적 갈등이 깊어진 아이들은 끝내 발을 동동 구르다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제주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아들은 바다를 테마로 한 테라리움 vs 아기고래 DIY 세트를 두고 역시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기고래는 완성된 샘플을 보니 정말 귀여웠다. 재질도 나무라 고급스러워 보였고, 조립식이라 만드는 재미까지 줄 터이니 그만한 게 없어 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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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움은 아들이 평소 그냥 덮어놓고도 좋아하고 탐내하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경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아기고래가 더 마음에 들었던 나는, 옆에서 은근히 아들의 선택을 조장하다 결정적 한방을 날리게 된다. 

"테라리움은 직접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테라리움은 사는 게 아니야 (재활용품, 클레이로 테라리움 만들기)


빈말이 아니라, 시판 테라리움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만들지 못할 것도 없어 보였다. 조금 모자라면 어떤가. 만들어져 있는 걸 사는 것 보다야 아이에게 훨씬 더 많은 걸 가져다줄 것이 분명한데.

집에 돌아와서는 재활용 투명 음료컵, 클레이, 글루건, 돌, 조개껍데기 등을 준비해 바로 착수했다. 

 

1. 재활용 음료컵을 야트막하게 밑동만 남도록 자른 후, 파란색 + 흰색 클레이를 섞어 안쪽부터 채운다.

이때 윗면은 손가락을 돌려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모양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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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다이소 가위...


여기까지 했는데도 아들은 벌써부터 감탄에 환호성에 난리법석이다. 어깨에 들어간 힘을 한번 빼주고 다음 과정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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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돌멩이들을 아이가 직접 배치하도록 한 후, 나는 아이의 감독 하에 글루건으로 고정만 시켜줬다.

돌들이 말랑말랑한 클레이 위에 잘 내려앉아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기가 수월했다. 

테라리움은 사는 게 아니야 (재활용품, 클레이로 테라리움 만들기)


3. 돌과 비단고둥까지 붙이고 나니 정말 그럴싸해 나도 놀랐다. 빠진 것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바다 생물! 

아이는 서랍, 책장 등을 뒤지고 다니더니 어디서 잘도 작은 물고기 피규어를 데려왔다. 

"음, 제법 어울린다"

테라리움은 사는 게 아니야 (재활용품, 클레이로 테라리움 만들기)
테라리움은 사는 게 아니야 (재활용품, 클레이로 테라리움 만들기)


4.
그렇게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갓 태어난 우리의 첫 번째 테라리움이다.

첫 번째라고 쓴 이유야 당연히 앞으로도 계속 테라리움을 만들어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숲, 사막, 습지, 강

못할 게 없겠다는 자신감은 의외의 성과다. 조립해서 잘 진열해놓은 아기고래와 더불어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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