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동네 친구가 장수풍뎅이 산란에 성공했다며 아주 작은 애벌레를 2마리 가져다주었다. 평소 생물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나 성체 그리고 사육세트 모두 인터넷에서 쉽게 주문할 수 있는 것이지만, 키우던 성충이 짝짓기에 성공해 후손을 본 것인 만큼 그 귀함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과는 엄연히 달랐을 것이다.
아들의 친구는 친자식을 입양이라도 보내는 양 데리고 온 애벌레를 조심히 건네며 키우는 방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부디 잘 키워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걸 또 애지중지 받아 들고는 곁을 떠나기는커녕 눈도 떼지 못하는 게 우리 아들이다. 역시 유유상종. 이제 애벌레의 쾌적한 사육환경을 위해 돈을 쓰고 노동을 할 엄마의 몫이 남았다.
장수풍뎅이 애벌레 키우기
준비물은 간단하다. 채집통과 장수풍뎅이용 사육매트(발효톱밥) 그리고 분무기.
장수풍뎅이용 사육매트는 분쇄한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에 효소와 미네랄 등을 첨가해 발효시킨 것으로 애벌레가 성장하는 내내 먹이가 되어주므로 따로 밥을 줄 필요가 없다.
집에 참나무로 만든 사슴벌레용 매트가 남아있어 처음엔 그것으로 세팅을 해주었는데, 아들은 옆에서 그건 장수풍뎅이가 아닌 사슴벌레용이라 적혀 있다며 무척이나 걱정을 했지만
장수풍뎅이 애벌레들은 그 매트에서도 잘만 성장했다. 후에 매트를 갈아줘야 할 땐 뒤탈이 없도록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겸용 매트를 사서 사용했다.
1. 사육매트를 물과 섞어 촉촉하게 만들어가며 채집통에 깔아준다. 벌레들이 매트 속으로 파고 들어가 생활하므로 매트 두께는 10cm 이상으로 두툼하게 해야 한다.
2. 매트를 깐 후엔 표면을 손으로 지그시 눌러 단단하게 해 주고 애벌레를 조심스레 매트 위에 놓는다. 애벌레들은 단단한 표면을 뚫고 알아서 매트 밑으로 들어가니 따로 구멍을 내거나 파줄 필요는 없다.
3. 매트가 건조해졌다 싶을 때 분무기로 수분을 공급해 준다. 아들은 매일같이 들여다보며 1~2일 한 번꼴로는 분무를 해주었는데, 추석 연휴로 4일간 집을 비웠음에도 애벌레들은 건강히 잘 지내고 있었다. (1~2일에 한 번은 너무 자주인가 싶다)
4. 매트의 양이 줄고 도톰한 수박씨 모양의 똥이 많아졌다 싶을 땐 매트 전체를 새로 갈아준다.
사육장 세팅 후 5주 만에 전체 매트를 갈아주었다. 그 사이 애벌레가 몰라보게 커져 놀랐다. 밥도 안 주는데 고작 톱밥을 나눠먹고는 저렇게나 성장하다니, 아들은 애벌레들을 무척이나 대견해했다.
신문지를 깔고 사육통을 모두 비웠다. 톱밥을 적셔가며 도톰하게 다시 깔아주고 표면을 누른 후 애벌레들을 넣어줬다.
또 소리도 없이 쑥쑥 크겠지. 매트 속에 숨어 보이지는 않지만 녀석들은 오늘도 늘어가는 똥의 양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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