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박각시나방
군복을 갖춰 입은 듯한 몸색에
비행선 모양의 외형을 하고 있다.
아이 손가락 하나 정도는
충분히 되는 크기의
대형 나방,
녹색박각시나방이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발견했다.
누군가는 벌새로 착각해
손으로 덥석 집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니
그 몸집의 두툼함과
나방 같지 않은 화려한 색을 한번
상상해 보시라-
이런 녀석을
아이는 귀엽다고 쓰담쓰담하다,
그저 보이는 풀밭에 내려놓자는
나의 제안을 거절하며
꼭 처음 발견한 장소에
데려다줘야 한다고 우긴다.
가끔 주행성 나방들도
있다고 하던데
이 녀석은 야행성인지,
낮이라 활동성이 굉장히 떨어진 듯 보인다.
손에도 얌전히 앉아있고
데리고 오는 대로 또 가는 대로
순순히 잘 따른다.
(너 날 수는 있는 거지?)
처음 발견한 그곳에 가니
군복의 색도, 나방의 색도 모두
이해가 된다.
진녹색과 담녹색으로 얼룩진
자연의 색과
가느다란 나무줄기
같은 다리는
나방이 붙어 있던 딱 그 나무와
그저 한 덩어리다.
박각시나방의 성충들이
보통 꿀을 먹고 산다는 사실이 놀랍다.
나비처럼 꿀을 먹으며
벌새로 오해받는 나방이라니;;
그렇게 박각시나방을
제 집에 뫼셔다 주고 오는 길에
근처 나무에서
또 다른 녀석 하나를
발견한다.
보호색을 가진 자연의 생물이야
차고 넘치는 줄 알지만
이건 발견자의 눈이
감탄스러울 정도-
그저 들뜬 나무껍질 정도로
보이는 녀석이다.
밤나방의 일종일 거라
추정해 본다.
관찰이 쉽도록 물아일체 된 녀석을
굳이 분리해 본다.
박각시나방만큼
크지도 않고, 색도 평범하나
뽑아놓은 한가닥 새 깃털과도 같은
더듬이만큼은 정말 감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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