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이 비싸 사 먹을 엄두를 못 내는 (자연산)송이와는 달리, 새송이버섯은 그 이름엔 "송이"가 들어감에도 어느 집 식탁에나 흔하게 오르는 저렴한 식재료다.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만큼 고기를 먹지 않는 식이요법을 할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의외로 비타민 C가 풍부하다는 새송이버섯은, 자연산 송이를 대신할 식재료로 연구 개발된 종이라 그리 이름 붙여진 것이지만
그 학술적 계통을 고려했을 땐 오히려 "큰느타리"란 명칭이 맞다고 한다. 처음 알게 된 재밌는 사실이다.
버섯은 대체로 물이 많은 식재료라 볶음 요리를 할 때도 빠르게 볶아 내고, 보통은 찌개나 샤브샤브 등 국물 요리에 많이 쓰이지만
새송이버섯은 단단하고 상대적으로 수분이 적어 국물 요리뿐 아니라 구이나 조림 요리로도 썩 괜찮다.
그런 장점 때문에 오늘 장바구니에도 먼저 자리를 잡은 새송이버섯.
신선하고 깨끗한, 최상의 새송이를 사 왔을 땐 그냥 그 자체로 팬에 구워 먹는다. 기름을 두르지 않고 구워도 찐득한 진액이 나와 표면엔 윤기가 흐른다.
반면, 상태가 조금 나쁠 땐 계란 옷을 입혀 전으로 부친다. 사둔 지 오래된 것으로 해 먹는 경우도 있지만, 조금 덜 신선해 보여도 전으로 부쳐 먹을 생각에 할인 중인 걸 싼 값에 집어 오기도 한다.
버섯전을 할 땐 새송이버섯 밑동만 이용한다. 동그랑땡 두께 정도로 잘라 두고, 계란물을 만든다.
계란물은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는데, 계란 한 개당 소금 1꼬집 정도면 충분하다. 후추도 적당히 톡톡.
계란물에 버섯을 담갔다 달군 팬에 올린다.
나란히 고소하게 부쳐지는 새송이버섯들.
앞뒤로 노릇하게 만들어 완성한 후엔 맑은 간장(간장+물) 등 찍어 먹을 소스와 함께 낸다.
멀리서 차려지는 식탁 위의 버섯전을 보고는 남편 왈,
"오, 동그랑땡 했어?"
"아니,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둘 다 고기라면 덮어 놓고 좋아하는 입맛은 아닌 덕도 있겠지만, 버섯전은 정말 동그랑땡 못지않게 맛있었다. 얌전한 차림새에 눈으로 먼저 흐뭇했던 것도 한몫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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