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난 로제 파스타가 먹고 싶었다.
냉동고에 만들어 둔 미트볼도 몇 개 구워 꾸덕한 로제 소스와 함께 파스타를 볶아 먹을 생각에 들떴더랬다.
우유, 생크림, 고춧가루 등을 이용해 로제 소스를 직접 만드는 법이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수제"로는 미트볼이 있지 않은가.
소스는 그냥 외주 하자는 생각에 노브랜드에서 홈스타일 로제 스파게티 소스를 사 봤다. 2천 원대인 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한 값은 알 필요가 없다.
왜? 다신 사지 않을 테니. 적어도 로제 파스타용으로는 말이다.
미트볼 굽기
'냉동에서 꺼낼 재료가 있다면 그걸 다루는 게 요리의 시작이지' 만들어 얼려 놓은 미트볼을 꺼냈다.
익혀서 얼렸다면 바로 약불에 구워도 되지만, 익히지 않고 생고기 상태로 얼린 미트볼은 상온에서 30분 이상 해동시킨 후 약불에서 뚜껑 덮고 구워야 한다.
파스타 삶기
끓는 물에 파스타를 넣고 8~9분 정도, 소금도 한 꼬집 넣고 익힌다. (대중적으로 가장 선호되는 식감은 8분이라고 하지만 내 입엔 9분이 더 낫다. 덜 익은 듯 보단 푹 익은 듯)
냄비 둘레에 파스타가 늘러 붙지 않도록 면을 구부려 물에 담그는 초반 작업이 중요하니 잊지 말자.
끓는 물에 들어간 파스타 밑동은 금세 숨이 죽어 버리니 젓가락이나 집게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작업할 수 있다.
소스로 볶기
미트볼을 익힌 팬에 소스를 먼저 부었다. 건더기라고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던지라 그런가 보다 했으나 아무리 봐도 로제 소스 느낌은 아니다.
색은 너무 진했고 농도는 너무 묽었다. 맛을 보니 그냥 토마토소스다.
그렇다고 여기서 요리를 그만둘 수는 없는 사정이라 옆 냄비에서 삶은 면을 건져 넣고 면수도 부어 볶았다.
완성을 해놓고 보니 모양새는 그럴싸하다. 그건 로제 소스 때문이 아니라 나의 수제 미트볼 덕이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
그래서 맛이 없냐? 묻는다면
딱히 그렇지는 않다. 다만, 토마토 스파게티라고 먹는다면 그럭저럭 괜찮지만 아무리 후하게 봐줘도 이게 설마 로제는 아니라는 거다.
그런데, 노브랜드에서는 로제 파스타 소스 자매품으로 토마토 파스타 소스를 따로 팔고 있다. 굳이 로제 소스를 살 일이 앞으로는 없을 거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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