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고백하자면,
통오이 김밥은
언젠가 어느 요리책에서
사진으로 스쳐 본 것이다.
통오이가 들어가
싱그러워 보이는 그 모양새가
김밥을 좋아하는 내 눈에
어김없이 띄었으나,
꼭 한번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그때는 하필 겨울이었다.
그렇게 계절과 맞지 않아
미루고 미루던 것을
여름이 오고 있는 이제야
만들어 본다.
미리 보는 재료
김, 밥, 오이
맛소금, 깨, 참기름, 그리고 쌈장
보기만큼 만들기도
간단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만들기 위한 노하우가
아주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때는 몰랐던,
거창하지 않은
소소한 몇 가지 팁을
직접 만들어 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얘기...)
재료 준비
1. 김밥용 밥은 보통 약간
꼬들한 것이 좋다.
하지만,
통오이김밥처럼
김이 아닌 밥이 밖으로 나오는
김밥을 쌀 경우엔
어느 정도 찰기가 있도록
밥을 지어야 한다.
찰기가 없어
김에 잘 달라붙지 않는 밥알은
완성 후
이탈하기 쉽다.
2. 소금, 통깨, 참기름을 섞어
밥을 준비하되,
보통의 김밥용 밥보다
간을 세게 한다.
속재료로는 간이 되어 있지 않은
통오이만을 넣기 때문에
밥에 충분히 간을
해줘도 짜지 않다.
3. 통이 가늘고
굵기가 균일하며
모양이 최대한
반듯한 오이를 고른다.
그래야 김밥을 예쁘고도
수월하게 말 수 있다.
오이는 세척 후
표면의 굵은 가시만 제거해
준비한다.
김밥 말기
4. 김 위에 밥을 놓고
빈 틈 없이 고르게 핀다.
균일하게 펴진 밥이
김 역할을 대신할 것이므로
이 과정을
꼼꼼히, 열심히 해야 한다.
5. 김을 뒤집어 밥이 아랫면을
향하도록 두고
손질한 오이를 올린 후
김밥을 만다.
오이를 밥 위가 아닌,
김 위에 올리고 마는 것이다.
흐트러질 재료가 없어
쉽게 잘 말린다.
6. 완성된 김밥은
표면에 참기름을 한 번 바른 후
잘라야만
밥알이 짓이겨지지 않고
잘 잘린다.
7.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
쌈장과 함께 낸다.
아삭한 오이가
입안 한가득,
쌈장까지 얹어 먹으니
여름날 평상에서 먹는 상추쌈이
떠오른다.
고소하고 짭조름한 밥과도
잘 어울린다.
요리책의 지은이에 따르면
이 김밥은
등산용 도시락으로
좋겠다 싶어 만들었다 한다.
산을 오를 때
수분 보충을 위해 챙기는 오이에서
힌트를 얻어
요깃거리도 겸할 김밥으로
만들어보면 좋겠다 한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취지와는 무관하게
산에는 오르지 않고 김밥만 만들어
잘도 먹고 있다.
어떠냐,
맛만 있으면 됐지 하면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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