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좋은 동생이 여름맞이 열무물김치를 선물하고 간 지 일주일이 되었다. 새콤하고 시원하게 맛이 들어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소면을 삶아 말아먹으면, 더운 날엔 그만한 별미가 없다.
남편은 냉면도 국수도 매콤하게 버무린 비빔국수를 선호하지만, 열무물김치를 집에 들인 후론 물국수만 찾는다. 매일같이 여러 날을 해줘도 물리지 않는지
"물국수?" 하면 언제나 흔쾌히 "좋지!"
그러던 어느 날, 솜씨 좋은 바로 그 동생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옅은 갈색에 표면엔 윤기가 흐르는 소면이 똬리를 틀고 앉았고 그 위엔 채 썬 오이와 반숙란 반쪽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다.
들기름 간장 비빔국수라고 소개하며 너무 간단한 레시피까지 카톡으로 휙 던져주고는 사라진 그녀...
'그래 어차피 매일 삶는 국수인데, 한 번쯤 해 먹어 보자!'
미리 보는 재료
소면, 들기름, 간장, 오이
(고명 선택) 삶은 계란, 잣, 통깨
1. 소면을 끓는 물에 넣고 3분 30초~4분 정도 삶는다. 삶는 중간 찬물을 한번 끼얹으면 면이 더 쫄깃해진다고들 한다. 진짜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보진 않았다.
사실, 보기만 해도 몸에 좋지 않고 살이 찔 것 같은 정제탄수화물... 근데 맛있다. 맛있고 간편하며 쉽다. 그래서 오늘도 난 소면을 삶는다.
2. 다 익은 소면은 채반에 담아 찬물로 여러 번 헹군 후 들기름과 간장을 넣어 버무린다.
(1인분 기준) 들기름 1숟가락, 국간장 2숟가락
3. 간이 된 국수 위에 오이, 깻잎, 삶은 달걀, 잣, 통깨 등을 준비한대로 얹어 먹는다.
'아, 이게 들기름의 맛이구나'
들기름 고유의 향과 부드러운 맛이 국간장의 감칠맛과 굉장히 조화롭다. 거기에 느끼할 때쯤 씹히는 아삭한 오이야말로 화룡점정!
짜장이냐 짬뽕이냐만큼의 논란거리인 물국수냐 비빔국수냐의 논쟁을 열무물김치 하나로 평정했던 그녀는, 우리에게 다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준 꼴이 되었다.
물국수냐 vs 간장비빔국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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