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국물에 끓인 느타리와 미나리,
그리고 칼국수와 볶음밥
맛집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내가 딱 한번 가보았을 뿐이나 꽤나 인상적이었던 곳, 바로 등촌샤브칼국수다. 샤부샤부하면 소고기와 각종 야채부터 시작해 어묵, 만두까지 잡탕으로 끓여 건져먹는 건 줄로만 알았는데
등촌샤브칼국수는 얼큰한 육수에 느타리버섯과 미나리, 그리고 소고기로만 샤부샤부를 끓여 먹는다. 그나마도 소고기는 따로 추가해야 하는 선택사항이다.
그런데, 사실 가격... 조금 과하다 싶다. 지점마다 메뉴구성이 좀 다르고 점심특선메뉴로 소고기를 묶어 판매하는 매장도 있긴 하나 기본적으로는 칼국수가 1만 원, 추가하는 쇠고기가 200g에 1만 원이다.
미리 보는 재료
느타리와 미나리, 소고기, 대파, 고춧가루, 고추장
된장, 간장, 액젓, 다시다, 다진 마늘
밥, 계란, 김가루, 참기름
[불금엔 3차까지]
여유로운 금요일 저녁이 어울린다. 1차로 미나리와 느타리버섯, 소고기를 넣어 끓여 먹고, 2차로 칼국수, 3차로는 밥을 볶아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촉박해선 안되니 말이다.
재료를 넉넉히 준비해 푸짐하게, 그리고 충분히 시간을 두고 맛을 음미하며 3차까지 즐긴 후엔 시원한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먹으면 칼로리와 더불어 행복감도 충만해질 것이다 : )
육수 만들기
등촌칼국수의 핵심은 결국 육수이다. 칼칼하고 감칠맛 도는 그 육수의 맛만 비슷하게 재연해 낼 수 있다면 그 외의 과정은 모두가 알고 있는 샤부샤부 제조법 그대로다.
1. 냄비에 물, 육수팩, 대파를 넣고 끓인다.
2. 비율대로 양념을 만들어 대기시킨다.
3. 육수가 끓으면 양념을 넣는다.
※ 밥숟가락 기준 양념 비율은
: 고춧가루2, 된장0.5, 고추장1, 간장1.5, 액젓0.5,
소고기 다시다1, 다진마늘1
샤부샤부 즐기기
양념을 넣어 빨갛게 끓어오른 육수의 맛을 보고 물이나 양념을 추가해 간을 맞춘 후, 느타리버섯과 미나리, 소고기를 양껏 넣는다. 미나리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야 하므로 너무 오래 끓이지 않는다. 팔팔 끓이기로 1~2분 정도면 된다.
육수에 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폰즈에 찍어 먹길 권한다. 매운맛을 덜어줄 뿐 아니라, 새콤달콤함이 가미되니 맛의 균형이 좋다.
1차로 건더기를 다 먹은 후엔 2차로 칼국수 면을 넣어 끓인다. 집이니까, 이때 건더기를 또 넣어 먹는 호사를 누려본다.
당장 칼국수면이 없어 우동사리를 넣어봤으나, 괜찮지 않았다. 메뉴의 이름답게 꼭 칼국수면이어야 한다.
볶음밥 만들기
볶음밥은 '볶은' 밥이어야 하므로 국물을 생각보다 많이 덜어낸다. 밥알들에 양념이 살짝 묻는 정도로만 국물을 남겨야지 밥알이 국물에 잠긴 모양새로 시작하면 볶음밥이 아닌 죽이 되고 만다.
중불에서 계란을 넣어 빠르게 저으면서 볶다 김가루를 추가한다. 김가루는 많이 넣을수록 고소하고 맛있다. 불을 끄고 참기름을 한 바퀴 두르면 완성이다.
덜어두었던 국물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 볶음밥을 먹다 뻑뻑할 때, 그리고 조금 전 먹었지만 또 생각하는 얼큰한 샤브육수가 떠오를 때 한 번씩 떠먹어야 볶음밥이 술술 잘 넘어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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