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외딴방 작가 신경숙 가족 소설 <엄마를 부탁해>

신생대유인원 2024. 2. 28.

 

<엄마를 부탁해>는 소설 <외딴방>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신경숙이 2008년도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이야기의 얼개는 간단하다. 엄마를 잃어버린 후 겪는 가족의 아픔이 큰딸, 큰아들 그리고 아버지의 입장에서 각기 장을 달리하여 서술되다 마지막 장에서는 엄마가 화자로 등장해 이 세상에 작별인사를 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남편의 손을 놓치고는 자취도 없이 사라진 정신이 온전치 못한 칠십 노모, 평생 가족을 떠받치며 살면서도 소리 없는 그림자 같기만 했던 엄마는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홀연히 사라지는 것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되찾는다.

외딴방 작가 신경숙 가족 소설 &lt;엄마를 부탁해&gt;


엄마를 잃은 가족들은 아프다. 전단지를 만들고 목격자를 찾아다니는데 열중하다가도, 자꾸만 더듬어지는 기억 속의 자신들이 처절하게 후회되어 가슴이 미어진다.

한 여자이자 인간이었을 엄마는 평생 엄마라는 옷만 입고 살았다. 힘에 부치는 노동을 감내하고 가정을 버린 남편을 대신해 가정을 지켜내고, 그러면서도 늘 미안해했던 엄마를 가족들은 잃고 나서야, 그제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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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존재는 누구에게나 그럴 것이다. 사랑과 희생의 크기를 굳이 저울질하지 않아도 그 불공평한 기울어짐으로부터 자유로울 자 없지 않냐고, 이야기 속 인물들로부터 살아난 우리를 소설은 질타하는 듯도 하다.

하지만 어떻게 해도 따라 잡히지 않는 부모의 사랑을, 평생 양동이로 물을 길어 대봐야 결코 채울 수 없는 너른 바다와 같은 그것을 그저 숙명처럼 조금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인가라고, 나는 생각해 본다. 


인간은 자식이기도 하고 또 부모이기도 하다. 자식으로 태어나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온 생애에 걸쳐 받아온 것이 맞지만, 자식 또한 부모가 온 세상이고 우주였던 시절이 있지 않은가.

나도 나의 부모에게, 어디에도 비할 수 없을 만큼 큰 사랑을 받는 존재로서의 경험을 주었다는 것. 우리가 부모 앞에서 이 사실을 자주 잊는다는 걸, 나 또한 부모가 된 후에야 깨달았다.

그렇게 자식이다가 또 그렇게 부모인 것이 인간이지 않은가. 그러니 너무 자책하고 아파하지 말자고 소설 속 인물들에게 인지 나에게 인지 모를 위로를 보내고 싶다. 

이 소설은 세계적으로도 뜨거운 호응을 얻어 30여 개국에서 번역될 예정이란 것이 책 안표지의 설명이다. 그만큼이나 인간 보편의 이야기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탐독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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