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종종 피부과를 찾았다. 코 주변으로는 지성이고 전체적으로는 건성인 내 피부는 연령대별로 늘 각종 문제를 일으켜 왔기 때문이다. 여드름, 성인 여드름, 기미 등 색소 침착, 홍조... 문제도 참으로 다채롭다.
그런 이유로, 좋다고 하는 여러 브랜드의 화장품은 물론이거니와 피부과 시술, 피부관리숍 마사지, 미용 기기 등 피부 관리와 관련해선 안 해본 게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이런 내가 30대 후반부터 겪게 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색소 침착이었다. 기미와 흑자로 얼룩덜룩한 얼굴에 칙칙한 안색 때문에 화장은 더 두꺼워졌고, 그럴수록 피부는 더 건조해지는 듯했다.
난 으레 그랬듯 피부과를 찾았다. 다니던 피부과가 있었으나, 비싼 시술을 반복해 권할 뿐 딱히 효과를 못 본 나는 빈정이 상한 터라 그곳으론 가지 않았다. 검색 끝에 타 도시에 있는 한 피부과를 찾게 되었고 거기서 난, 나름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됐다.
젊고 냉철해 보이는 인상의 피부과 의사가 해 준 얘기는 결국, 피부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선 피부에 가능한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거였다. 구체적 지침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1. 과한 클린징을 하지 말 것.
2. 따뜻한 물로 세안하지 말 것.
3. 필링 제품은 절대 사용하지 말 것.
4. 피부과 레이저 시술을 받지 말 것.
5. 얼굴을 문지르거나 만지지 말 것.
6. 화장품을 자주 바꾸지 말 것.
피부과 의사가 레이저 시술을 받지 말라니! 놀라웠다. 난 색소 침착의 문제가 당연 뜨거운 해를 받아서라고만 생각해 선크림을 두껍게 바르고 화장도 더 진하게 하는 편이었고, 그러다 보니 클렌징 제품도 최소 1차, 2차로 여러 번 사용하는 습관이 들어 있었다.
의사는, 선크림도 없이 맨 얼굴로 다닌다면 해가 주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겠으나 우리나라 정도의 기후대에서 해가 피부 색소 침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하며, 피부가 일으키는 대부분의 문제는 여러 자극으로 인한 피부 손상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쯤 해서 밝히자면, 해당 피부과를 방문한 일은 2년 전의 일이다.
병원 방문 후 난 클렌징크림, 클렌징 오일, 필링제를 모두 내다 버렸다. 스킨, 에센스, 앰플, 수분 크림, 탄력 크림 순으로 복잡하고도 다양하게 바르던 화장품도 하나씩 줄여나갔다. 그리고 피부와 유사한 성분으로 만들어졌다는 화장품들을 하나씩 테스트해 본 후,
나에게 가장 적합한 한 가지를 골라 지금까지도 쓰고 있다. 바로 에스트라 아토베리어 365 로션이다.
내가 2년 전부터 얼굴에 사용해 온 건 ①클렌징 폼 ②로션, 그리고 가끔 ③수분 크림. 이 3가지가 전부다.
평상 시엔 거품형 클렌징 폼만 사용해 온기가 없는 물로 세안하고 로션만 바른다. 겨울철 유독 건조한 날이나 바람을 많이 쐐서 피부가 자극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날에만 가끔 크림을 바른다. 크림도 역시 아토베리터 365 크림을 사용한다.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바르는 화장품이 간소화 됐지만, 세안 후 피부당김은 오히려 개선됐고 홍조도 거의 없어졌다. 기존에 생겼던 기미나 색소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안색이 전체적으로 밝아지고 수분감으로 윤기가 나니, 얼굴에서 색소 침착된 부분이 전처럼 거슬리지 않는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피부톤을 보정해 주는 선크림만 바르고 외출을 하게 되었고, 전처럼 건조해서 화장이 들뜨는 일이 없으니 더 이상 그런 것에 신경 쓸 일이 없다. 피부가 훨씬 편안해졌다는 느낌이랄까. 피부과를 찾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화장품 값과 레이저 시술비 등도 아끼게 되어 아주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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