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제주여행 중 우리는 서귀포 혁신도시 근처에서 며칠 머물렀는데, 그때 긴다색풍뎅이를 정말 원 없이 봤다.
숙소는 일반 호텔이나 리조트가 아닌, 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교육원이었는데 그곳은 부지도 넓고 주변이 귤밭 등으로 조경이 잘 되어 있어 나무도 풀도 많은 곳이었다.
빨래를 널러 나간 베란다에서도, 외출하는 길 주차장에서도, 구내식당을 찾아가는 길 옆 풀섶에서도 어김없이 작고 귀여운 풍뎅이가 나타났다.
긴다색풍뎅이
딱정벌레목에 속하며 크기는 어른 손가락 반마디 정도로 작다. 동글동글 원통형의 몸통은 광택이 있고 매끈하다. 몸통에서 앞가슴, 머리 쪽으로 갈수록 색이 진해지며 차례로 황갈색, 갈색, 흙갈색을 띤다.
귀여운 그 녀석을 아들은 질리지도 않는지 볼 때마다 주구장창 손에 올려놓고는 인사를 건네고, 놀아주고(아들의 표현인데 과연 풍뎅이도 그렇게 생각할는지는 모르겠다.) 또 한참씩을 관찰하다 보내준다.
그런데 이 녀석과의 인연은 딱 거기까지였다. 서귀포 혁신도시 쪽 숙소에 머물던 딱 3일간 열심히 만났지만, 그 후로는 마주친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랬던 녀석을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에서 우연히 만났다. 모리구치 미쓰루가 쓰고 그린 <사계절 생태 도감>이란 책이었다.
"자연 속 보물찾기"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들을 그림과 글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림은 상세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고 설명은 간단명료해 어린아이들도 흥미를 가지고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여름 벌레들 챕터에 소개된 긴다색풍뎅이다.
사진도 아니고 그림으로 만났을 뿐인 녀석들이, 꼭 우리가 서귀포에서 만났던 그 녀석들인 것만 같아 아들과 나는 깜짝 반가웠다. 정작 긴다색풍뎅이들은 우리를 아랑곳도 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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