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봄비 치고는 비가 많이도 내렸다.
그런 날은 틀어박혀
부침개나 부쳐 먹으면 딱 좋으련만.
비가 온들 별 수가 없다.
아이들이 집에 있는 휴일인 것을-
우비, 장화, 우산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근처 논으로
나가본다.
달팽이 채집
비가 오는 날 만만하게
만날 수 있는 생물로는 달팽이가 으뜸이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종인
명주달팽이는
논, 밭, 화단 풀 속, 바위 틈 등
거의 모든 자연에서 서식하기때문에
비오는 날 조금만 살피면
어디서나 쉽게 채집할 수 있다.
움직임이 빠르고
물 속이나 하늘 위가 서식지인 생물들은
발견한다고
채집이 되는 게 아닌 반면,
달팽이는 눈에 띄기만 하면
쉽게 채집이 되니
아이들에겐
잡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달팽이 사육
달팽이만큼 키우기 쉬운
생물도 없다.
플라스틱 통에 숨구멍을 뚫어
사육통을 마련한 후
상추, 배추, 청경채, 당근, 사과 등
각종 야채와 과일을 먹여 키울 수 있다.
달팽이 똥으로
사육통이 더러워졌을 땐
사육통 전체를
물로만 세척한다.
청소 주기는
몇 마리를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꽤 큰 녀석으로
3마리를 데려왔더니
이틀에 한 번꼴로는
청소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주의할 점은,
청소를 해주지 않는 날에도
습도 관리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분무기를 사용하면
편하다.
달팽이는 건조하면
잠을 자는데,
몸을 모두 껍질 속으로 숨겨
마치 죽은 듯도 보인다.
그럴 땐 섣불리 죽었다
판단하지 말고
달팽이를 촉촉하게
적셔 본다.
느리지만 천천히, 기적처럼
다시 움직인다.
그렇게 습도 관리를 해주고
먹이만 잘 주면
냄새도, 소리도 없이
얌전히 잘 지내는 녀석이다.
온순하고 착한 그 성미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
느리게 꼼지락대는 모습이
볼 수록 정이 간다.
달팽이는 먹는 음식의
색에 따라
배출하는 똥의 색도
달라진다.
식사 후 남겨놓는
그 흔적은 거의 진기명기 수준-
아이들은 재미가 들려
다른 색의 먹이를 공수하느라 바쁘다.
달팽이 산란
자웅동체로 성체 2마리만
있으면 짝짓기가 가능한 댈팽이는
짝짓기 후 6월 하순 경부터
산란이 가능하다.
* 달팽이는 자웅동체이긴 하나
자가수정이 되지는 않는다.
짝짓기 후 2마리가
모두 알을 낳는다.
그렇게 산란한 달팽이의 알은
축축한 흙 안에만 묻어주면
여름철 실내온도 정도에서도
부화가 가능하다.
짝짓기, 산란, 부화의 과정까지
한 생애를 관찰하기
더 없이 좋은
생물이다.
가오갤의 맨티스가
떠오르는 건 나뿐일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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