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장대 해수욕장은
우리가 자주 방문하는 서해 바다 중
하나이다.
6월 5일,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날이었고
간조는 오전 9:57
(그냥 10시라고 하자)
우리가 바다에 간다면
생물채집이 빠질 수 없는지라
당연히 간조시간에
맞추었겠지만,
이 날은 계획에 없던 사정으로
급하게 가게 되어
바다에 도착한 건
오전 11:30
그러니까, 간조가 있고도
1시간 반이나 흐른 뒤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물채집에 대한 기대는 접고
물놀이, 모래놀이나
하며 놀아야겠다고 애초부터 맘을
내려놓았으나
웬걸...
간조 후 1시간 반이 지났는데도
바다는 여전히 반은 열려 있었다.
그러고서야 따져보니
간조와 만조 사이의 간극은
약 5~6시간,
당연히 아직 갯벌이
열려 있을 시간이다.
복섬(졸복, 쫄복)
물이 빠져나가는 중인
만조->간조가 되는 시간보다
빠졌던 물이 다시 들어오는
간조->만조의 시간이
물고기 잡기에는
훨씬 좋다.
다시 밀려드는 바닷물을 따라
떼를 지은 물고기들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니
발목 정도 차오르는 깊이에
뜰채를 들고 버티고 서 있으면
그 많은 물고기들 중
확률적으로 몇 마리쯤은 잡게 된다.
그중 춘장대의 여름에
자주 등장하는 복어, 복섬이다.
밤색의 몸에
하얀 점들이 흩어져 있고
다른 복어 종들에 비해
몸집이 작다.
졸복, 쫄복이라고도
불리는데
깊은 바닷속이 아닌
모래, 자갈이 깔린 바닷가에
무리 지어 살기 때문에
해변에서 쉽게
관찰된다.
이 날도 손바닥만 한 성체부터
새끼손가락만 한 어린 개체까지
꽤 여러 마리를
쉽게 채집할 수 있었다.
다만, 경험상 복어는
잡은 후 빨리 놔주지 않으면
단시간에도
몸을 부풀리고 죽고 만다.
(급한 성미...?)
몸집이 작아도
복어는 복어인지라,
몸의 내부뿐 아니라
껍질에도 센 독이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딱총새우
이날 처음으로 만난
모양부터가 신기한 딱총새우다.
좌우 집게다리 중
하나만 유독 커다란 모습인데,
이 큰 집게다리로
"딱"하는 소리를 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내는 이 소리로
주변 작은 물고기들에게 충격을 주어
기절시킨 후 잡아먹는다.
정말로 독특한
사냥법이다.
눈은 아주 작고
가운데로 몰려 있다.
몸의 길이는
총 4~5cm 정도이고
조간대의 진흙이나 모래 속에
구멍을 파고 지낸다.
*조간대: 만조 때의 해안선과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의 부분
이 외에도 웅덩이에
몰려있던 새우 새끼들이며
해안가 전체에 걸쳐 사는
작은 엽낭개들,
등껍질에
커다란 눈을 그려놓은,
그 눈이 사납고 위협적으로 생겨
몸집이 작은 녀석인데도
함부로 보이지 않던
그런 게도 만났으니
뜻밖에도
운이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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