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생물

크레스티드 게코 입양 (가격, 파충류샵 4곳 방문)

신생대유인원 2023. 5. 22.

 

듄 게코를 시작으로
도마뱀에 대단히 호감이 생긴
아들과 나는

요즘 인기몰이 중인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일명: 크레)을
입양하고자 발 벗고 나섰다.

가까운
파충류샵에 가서

쉽게 데리고 올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무려 4군데의 파충류샵을
방문한 끝에,

차로 1시간이 넘는 거리의
다른 도시까지 가서야 입양에 성공한다.

그렇게 우리 집에 오게 된
'카레'이다.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 분양_가격, 집 세팅


파충류샵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라고
생각한 건 큰 착각이었다.


1 전문 브리더의 집

처음 방문한 곳은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통틀어 총 15평 정도 규모의 작은 매장이었다. 게코들 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뱀, 개구리(팩맨)들과 냉동 병아리를 반쯤 베어 문 비어드드래곤도 구경할 수 있었다.

크레 중 릴리화이트는 수컷이 12~17만 원, 암컷은 30만 원선이었고 크레만큼이나 대중적인 레오파드게코는 8만 원부터 시작해 더 고가의 아이들도 있었다.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어보는데도 귀찮아하기는 커녕 더 신이 난 듯 본인의 사육방까지 보여주시던 사장님은,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브리더로 오래 활동하신 전문가셨고

그래서인지 분양가는 다른 샵에 비해 조금 높게 책정된 듯 싶었다. 품질(?)의 차이가 있으니 값의 차이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비전문가인 내 눈엔 확연히 다른 종이라면 모를까 같은 종 아이들끼리의 색깔 차이 정도는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2 수족관

두 번째 방문한 곳은 인디언 복어를 사기 위해 알아보던 중 크레도 함께 분양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겸사 찾아간 수족관이었다. 사장님이 취미로 키우다 부화에 성공한 아이들을 수족관 한 켠에서 분양하고 계셨고, 노멀한 개체들이 대부분으로 가격은 10만 원 정도였다. 

첫 번째 방문한 곳에서 본 귀뚜라미 등의 생먹이를 먹던 개체들과는 달리 사료 급여에 길들여진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사료 급여가 된다는 점은, 크레 대중화의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사료 순치로 잘 세팅된 녀석들이 하물며 가격도 절반 수준이라니. 당장 데리고 오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조금만 더 신중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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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터넷 판매

내가 사는 소도시에 더는 파충류샵이 없어 인터넷을 뒤졌다. 고속버스 택배 등으로 배송해 준다는 업체가 많았지만, 매장에 방문해 직접 데려오고 싶은 마음에 1시간~1시간 반 거리로, 하루에 왕복이 가능한 주변 큰 도시까지는 가 볼 각오였다. 

그렇게 해서 방문하게 된 한 업체, 그곳에서 분양 대기 중인 도마뱀들의 사육 환경을 보고는 정말이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배설물이 낭자한 사육장의 위생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다 큰 개체들도 너무 작은 사육통에서 겨우 숨만 쉬고 있는 듯했다. 그나마 큰 사육장의 유리 벽면은 때가 절어 안에 있는 개체가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으니 냄새는 더 말해 무엇하랴. 

직원에게  몇 가지 물어봤지만 개체들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어린 여성이었는데, 아마도 아르바이트생이 아니었을까 한다. 우리가 매장을 둘러보는 사이에도 택배 박스에 포장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뿔싸! 

여기 있는 아이들은 모두 택배로 팔려나가겠구나 싶었다. 내가 사이트에서 본 개체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이 아이들을,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보내고 있구나... 직접 와 보길 정말 잘했구나...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실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배송 관련 안내문을 보고 내키지 않았던 곳이다. 고속버스택배뿐 아니라 일반택배로도 배송이 가능하나 폐사 시엔 책임지지 않는다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생물을 일반택배로 보내는 게 가능하다고?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생물을, 아니 생명을 지닌 또 하나의 가족을 맞이하는 일이니 제발 직접 방문해 분양받길 바란다. 강권한다. 아니, 부탁한다.



4 입양 결정

'카레'는 크레스티드 게코 트익할이다. 방문했던 샵들 중 유일하게 체인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에서 입양했다. 본점은 아니고 지방 광역시 분점으로, 매장은 지하에 있었는데도 위생관리가 잘 되어서 그런지 지상에 위치한 타 매장들보다도 냄새가 나지 않고 깔끔했다. 

분양가는 5만 원으로 부화한 지 2~3개월 차, 성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사실 이게 정가는 아니라고 했다. 내가 방문한 달은 어린이날이 속한 가정의 달 5월이었고, 그래서 할인 행사로 최대 50%까지도 분양가가 저렴했다. 사이트에서 행사 내용을 보고 방문했던 것 맞지만

실제로도 그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을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상기하게 되는 건 아닐지 방문 전부터 여러 가지 의심을 떨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나 결과는 너무도 대만족!


성급히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순전히 나의 경험에 의하면 '이래서 큰 업체, 대형 매장이 낫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매장 규모에 비해 직원이 꽤 여럿이다 싶었는데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인 듯했다.

크레에 대해 설명을 듣다 레오파드 게코도 보고 싶다고 하니 크레를 설명하시던 직원분이 다른 직원을 불러 도와드리라고 요청했고, 이어지는 설명을 들으니 이분은 레게 전문이구나 싶었다.

모든 점에서 만족스러워서인지 포장에 쓰인 업체 로고가 붙은 델리컵마저 더 예뻐 보였다. 그 예쁜 델리컵 안에 담겨있던 더 예쁜 '카레'는 우리 집에 안착한 지 이제 일주일째다. 

사육장 세팅, 먹이 급여 등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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