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살림을
야무지게 한다고 해도
묵은 반찬은
언제나 생기기 마련이다.
반찬 그대로 다시 내봐야
누구도 집어가지 않을,
그러나 그냥 버리긴 아까운
그런 계륵 같은 녀석이 생겼을 땐
김밥이 답이다.
재료 준비
사실 거창한
재료라고 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모아보니
김밥김과 장아찌,
밥을 양념할
소금, 참기름, 통깨 정도가 들어간다.
밥에 소금과 참기름
통깨를 넣고
소금 뭉친 곳이
없도록 잘 섞어준다.
김밥용 밥을 양념할 때
통깨가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난 꼭
통깨를 넣는다.
김밥 먹다 소금 뭉친 곳을
먹어본 자의 경험에서 나온
나름의 지혜-
눈에 보이는 통깨가
잘 섞였다면
소금도 고루
퍼졌을 것이다.
냉장고 구석에
박혀서는
썩지도 않던
무 장아찌다.
이런 류는
잘 상하지 않는다.
오래도록-
꼬들한
식감도 여전하다.
도마 위에 두고
쫑쫑 썰어
양념한 김밥용 밥과
섞어준다.
더불어 나를 위한
계란도 하나 부친다.
* 함께 식사할 남편은
계란을 먹지 않는다.
이렇게 편식(?)하는 사람과
함께 먹을 요리로
김밥은 또한
제격이다.
샷 추가를 주문하듯
원하는 재료를 추가할 수 있다.
김밥 말기
현미밥과 무장아찌의
조합,
색이 참으로 예스럽다.
계란이 들어가는 것은
조금 얇게,
별도의 속재료가 없는 것은
좀 두껍게 밥을 올리고
김 전체에
고루 잘 펴서 놓는다.
김발을
키우지 않는 나는
언제나 맨손으로
김밥을 싼다.
밥은
김 전체에 펴고,
동그랗게 만 후엔
잘 눌러주며,
밀대 밀듯 앞뒤로
굴려주면
탄탄하게 잘
말린다.
잘 말린 김밥은
썰때 기분이 좋다.
(표면에 참기름을 바르면 잘 잘린다)
균일한 두께로 예쁘게
썰리는 김밥,
완성된 김밥의
단정한 단면을 볼 때면
...
내 맘대로 되는 게
별로 없는 이 세상에서
내가 휘두른 요술봉으로
만들어낸 세계를 보는 듯,
그런 말도 안 되게
거창한 기분마저 든다.
간이 잘 된 밥에
꼬독꼬독 씹히는 장아찌의
식감이 좋다.
따뜻한 우엉차와 함께
도시락으로 싸도 좋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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