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지류에 속하는 거미는 우리가 흔히 아는 곤충과는 외형이 다르다. 머리, 가슴, 배 3 부분이 아닌 머리가슴과 배, 2 부분으로 이루어졌고 눈과 다리는 모두 4쌍이다.
풀숲, 놀이터, 화단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으로는 깡충거미('깡총거미'라고도 한다)와 늑대거미가 있다.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모습 때문에 이름 붙여진 깡충거미와 먹잇감을 사냥하는 습성이 꼭 늑대와 같다는 늑대거미는, 일반적인 거미들과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을 지닌다.
깡충거미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 크기도 천차만별이지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들은 모두 소형종이다.
얼마 전 놀이터 평상에서 만난 깡충거미는 몸걸이가 총 1cm 안팎정도로 매우 작았다.
시력이 뛰어나 인간처럼 사물을 또렷이 볼 수 있으며 색도 구별할 수 있다. 시력이 좋은 만큼 눈도 크다.
보통의 거미들은 시력이 나빠 직접 건드리지 않는 이상 별 반응이 없지만 깡충거미는 그 큰 눈으로 인기척을 느끼고 사람과 눈을 맞추며, 대상의 움직임에 따라 시선을 이리저리 옮기기도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작은 미물일망정 교감하는 느낌을 주는 모양인지 애완용 거미로 인기가 좋다.
눈이 좋은 것은 사냥을 할 때도 큰 이점인데, 거미줄로 덫을 놓지 않고도 좋은 시력과 재빠른 움직임으로 먹이를 낚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늑대거미
늑대거미 또한 시력이 좋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역시나 거미줄을 이용하지 않고 잠복했다 순식간에 낚아채는 방식으로 먹이를 잡는다. 사냥감을 마취시키기 위해 독을 사용하기도 한다.
주로 해충으로 알려진 벌레들을 먹이로 삼는 탓에 "익충"으로 여겨진다.
머리가슴이 배보다 크고 몸 전체를 관통하는 중앙선 무늬가 있다.
역시나 소형종 거미에 속한다. 얼마 전 잔디밭에서 잡은 녀석은 땅늑대거미로 보이는데, 늑대거미류 중에서는 그나마 큰 종임에도 아이 손가락 마디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았다.
우연히 만난 그 작은 거미가 더없이 반가웠던 건 스파이더맨 3의 블랙 슈트 가슴팍에 새기진 거미가 바로 이 늑대거미라는 사실때문이었던 것 같다 : )
깡충거미와 늑대거미는 시력과 민첩함을 이용해 먹이사냥을 하지만 그렇다고 거미줄을 아예 내뿜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랬다간, 거미로서 위신이 서지 않는다. 위험을 느끼거나 공중에서 재빨리 움직여야 할 상황에선 당연히 거미줄을 사용한다.
한번은 한 아이가 깡충거미를 잡아다 손바닥에 올려 두고는 친구들 앞에서 요요 거미를 보여주겠다며 손바닥을 비스듬히 기울이자, 떨어질 위협을 느낀 거미는 거미줄을 내뿜어 손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다시 올라오길 반복했다고 한다.
그 아이는 나의 9살 아들이고, 믿거나 말거나 이건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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