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이야기

제주여행으로 알게 된 수제돈가스의 맛 (ft. 돈까스송쉡)

신생대유인원 2023. 8. 9.

 

여행을 통해 얻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새로운 경험은 곧 그것을 경험한 이를 외적, 내적으로 성장시킨다. 처음 겪는, 낯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더 이상 생경하지 않은 것들로 바뀌면서

그 과정에서 피어난 감상들이 내면에 자리 잡는다. 그리고 여행자는 그전까지는 모르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 

15년 전 인도여행에서 내가 더러운 게 무서울 수도 있다는 걸 배웠고, 2달 전 제주여행에서 아들이 수제돈가스의 맛에 눈을 뜬 것처럼 말이다. 


제주시 조천읍(함덕해수욕장)에 위치한 돈까스송쉡이란 곳을 방문하고부터이다. 보통의 여행자들은 새로운 것들을 원하는 만큼 여행기간 중 같은 곳을 2번 방문하기란 쉽지 않으나, 

8일간의 제주여행 중 우리는 이곳을 두 번이나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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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시간 식당은 한가했고 바닷가에서 놀던 끝이라 몹시 허기가 져있었다. 서빙 나온 등심돈가스의 단면을 자르자 거기선 육즙과 기름이 배어 나왔는데, 

그것을 소금에 찍어 한입 베어 먹었을 때의 그 촉촉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미리 보는 재료
돈가스용 돼지고기 등심, 밀가루, 계란
빵가루, 소금, 후추

제주여행으로 알게 된 수제돈가스의 맛 (ft. 돈까스송쉡)


수제 돈가스... 말 그대로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 웬만한 건 외주가 가능한 요즘 세상에 당연히 나도 수제가 아닌 공장표 돈가스를 식탁에 내고 있었고

입이 짧다 못해 없다시피 한 첫째는, 아이라면 보통은 좋아할 법한 그 돈가스마저 달게 먹지를 않았다. 그런데 웬걸, 가게에서 아이가 돈가스를 먹어 치우는 속도는 정말이지 게가 눈을 감추는 것만큼이나 빨랐다. 

"맛있어?"

"너무 맛있어. 진짜 맛있다."

같은 메뉴, 판이하게 다른 반응... 이럴 수가!


집에 돌아와선 돈가스용 돼지고기와 빵가루부터 주문했다. 생각보다 돈가스는 정말이지 별다른 솜씨가 없어도 되는 요리였고, 당연한 수순처럼 '이런 걸 굳이 사 먹었다니...' 하는 후회마저 들었다. 

제주여행으로 알게 된 수제돈가스의 맛 (ft. 돈까스송쉡)제주여행으로 알게 된 수제돈가스의 맛 (ft. 돈까스송쉡)


1. 돈가스용 등심을 손질 없이 그냥 써도 되지만 좀 더 부드럽게 만들고 싶다면 도마 위에 두고 칼로 살짝씩 내려치면 된다.

어릴 적 엄마는 토르의 망치처럼 생긴 도구를 사용해 고기를 두드렸던 게 생각난다.

2. 손질을 끝낸 고기를 볼에 담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간은 부족한 듯해야 한다. 싱거우면 소스 등으로 보완하면 되지만 짜면 답이 없다.

제주여행으로 알게 된 수제돈가스의 맛 (ft. 돈까스송쉡)제주여행으로 알게 된 수제돈가스의 맛 (ft. 돈까스송쉡)


3. 간을 마친 고기에 계란과 밀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1.2kg 고기에 계란은 2알, 밀가루는 종이컵 한 컵 정도를 사용했다. 

제주여행으로 알게 된 수제돈가스의 맛 (ft. 돈까스송쉡)


4. 반죽된 고기를 한 장씩 꺼내 앞, 뒤 골고루 빵가루를 꾹 꾹 눌러 묻히면 완성이다.

5. 완성된 돈가스는 보관용 통에 비닐, 종이포일 등을 깔고 켜켜이 쌓아 냉동 보관한다. 

제주여행으로 알게 된 수제돈가스의 맛 (ft. 돈까스송쉡)


냉동에서 바로 꺼낸 돈가스는 ①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②약불에서 ③뚜껑 덮고 익힌다.

간을 약하게 해 싱거울 거라 예상 했으나, 고기 튀김 특유의 고소한 맛이 가려지지 않아 오히려 더 맛있다. 소스에 담그기 전 소금에 살짝 찍어 맛보길 권한다. 

여행에서 돌아와 정리할 짐을 한 산 쌓아둔 채로 돈가스나 만들고 있는 내 자신이, 사실 나는 하나도 이상하지가 않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 하나 더 생겼다는 기쁨에 그저 들떠 있었으니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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